눈높이 사랑

나의.../생각 2006/07/09 11:22

눈높이 사랑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엄마는 네 살바기 아이를 데리고 선물을 사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거리는 온통 반짝이는 불빛과 즐거운 캐롤송으로 가득 차 있어 엄마는 기분이 좋아졌고 당연히 아이도 기분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장난감 상점 앞에 멈춰섰을 때 엄마는 마침 예쁜 인형을 발견하고는 아이 손을 잡아당겼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상점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고 자꾸 엄마 뒤에 숨으려고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니?  저 인형이 마음에 들지 않니?”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울먹이며 전혀 즐거워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아이의 신발끈 한쪽이 풀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신발끈이 풀어졌구나.  엄마가 매어줄게.”

엄마는 쭈그리고 앉아 끈을 매어주고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거리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난감이 가득한 상점도, 화려한 조명도,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굵은 다리와 신발만이 보일뿐…….

그제야 엄마는 아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아이가 본 것은 너무나 삭막한 크리스마스의 거리였습니다.

엄마는 두 번 다시 자신의 기준으로 아이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아이를 꼬옥 끌어안았습니다.


<박성철 - 희망의 지혜를 주는 이야기「쉼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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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이젠